[칼럼] 서울 무주택자, 전세 연장 전 ‘내 집 마련 가능선’부터 따져봐야 한다

첫 집 마련의 현실… “집값보다 먼저 내 조건을 숫자로 정리해야”

전세만 반복하는 서울 무주택자, 첫 집 마련은 숫자 정리에서 시작된다

출처 : 챗지피티

서울에서 전세로 사는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를 연장하자니 내 집 마련이 더 멀어질 것 같고, 매수를 검토하자니 집값과 대출 부담이 먼저 떠오른다. 청약을 기다려도 당첨 가능성은 막연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무주택자들의 문제는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의외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와 지역, 월 상환 가능액을 숫자로 정리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다”, “이제 늦었다”,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말은 익숙하다. 그러나 기준 없는 기다림은 전략이 아니라 불안에 가깝다. 집값이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질까 봐 못 사고, 오를 때는 이미 늦은 것 같아 못 사는 상황이 반복된다.

 

전세는 당장의 안정감을 준다. 익숙한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고, 큰 대출 부담도 피할 수 있다. 문제는 전세 만기 때마다 같은 결정을 반복하는 경우다. “이번 만기까지만 더 살아보자”고 미루는 사이 예전에 검토했던 지역과 단지는 예산 밖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물론 누구나 무리해서 집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상환 계획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매수는 위험할 수 있다. 다만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검토할 수 있었는데도 막연한 불안 때문에 결정을 미루는 것은 시간이 지난 뒤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첫 집 마련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집을 찾는 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신축, 역세권, 학군, 넓은 면적, 미래가치까지 모두 갖춘 집을 찾으려 하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첫 집은 인생 최고의 집이 아니어도 된다. 다음 선택지를 만드는 집이면 충분하다.

 

서울에서 첫 집을 고민한다면 전세 만기 6개월 전에는 반드시 매수 가능선을 계산해야 한다. 지금 보유한 현금은 얼마인지, 전세보증금은 얼마인지,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얼마까지 갚을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꼭 지키고 싶은 생활권과 조금 넓혀볼 수 있는 대체 지역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청약 전략도 점검이 필요하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 납입 횟수,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은 기본이다. 그러나 청약은 넣는다고 바로 당첨되는 제도가 아니다. 서울 인기 단지는 경쟁이 치열하다. 내 가점으로 당첨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입주 시점까지 기다릴 수 있는지, 당첨되지 않았을 때 대안은 있는지 함께 봐야 한다.

 

서울 무주택자가 지금 정리해야 할 것은 다섯 가지다. 보유 현금, 월 상환 가능액, 꼭 지키고 싶은 생활권, 대체 가능한 지역, 전세 연장과 매수의 비교다. 이 기준이 정리되면 막연했던 고민은 현실적인 선택지로 바뀐다.

 

무주택은 실패가 아니다. 아직 내 기준과 전략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집을 빨리 산 사람이 무조건 잘한 것도 아니고, 아직 집이 없다고 늦은 것도 아니다. 다만 이제는 막연히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나는 왜 아직 무주택자일까”가 아니라 “나는 지금 서울에서 어떤 조건이면 첫 집을 살 수 있을까”라고 물어야 한다. 그 질문에서 내 집 마련의 현실적인 검토가 시작된다.

 

수색증산뉴타운 증산5구역에서 15년 이상 중개업을 해온 은평새땅집 와산교공인중개사 심미선 대표는 “비슷한 상황이라도 보유 현금, 생활권, 상환 가능액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며 “전세 만기 전 자신의 조건을 숫자로 정리하고 실제 매수 가능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문의: 심미선기자 (010-2004-5572)

작성 2026.05.21 09:24 수정 2026.05.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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