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상업적 무단 이용은 제재 대상, 쟁점으로 떠오른 AI 저작권
▪️7억 장 쏟아진 지브리 프사, 마케팅 도용 논란으로 번지다
▪️한·미·중 판례와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 낳은 구조적 모순
▪️무단 학습이 창작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과 민법상 책임
▪️기업의 사전 가이드라인 수립과 큐레이터로 진화하는 창작자
▪️FAQ
▪️[전문 용어 사전]
상업적 무단 이용은 제재 대상, 쟁점으로 떠오른 AI 저작권
2024년부터 '화풍(스타일) 자체는 저작권이 없다'는 면죄부 아래 온오프라인에서 무분별하게 차용되던 이른바 '지브리풍' 인공지능(AI) 산출물이, 상업적 무단 이용 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저작권 침해로 엄중한 제재를 받는다는 명확한 법적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결론은 대중적인 인공지능 유행의 이면에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치명적인 위법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제 특정 작가나 스튜디오의 화풍을 교묘하게 모방하여 영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더 이상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7억 장 쏟아진 지브리 프사, 마케팅 도용 논란으로 번지다
이러한 법적 경고의 구체적 발단은 2024년 3월 오픈AI의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 출시 직후 불어닥친 이른바 '지브리 프사(프로필 사진)' 확산 사태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모방한 이미지가 단기간에 7억 장을 돌파하며 대중적 유행을 이끌었으나, 이는 곧장 상업적 도용 문제로 변질되었다.
멕시코의 한 다국적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제작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를 자사 마케팅 수단으로 버젓이 사용하면서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개인의 유희를 넘어 기업의 영리 활동에 인공지능 산출물이 무분별하게 투입될 때 발생하는 법적 충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한·미·중 판례와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이 낳은 구조적 모순
그동안 인공지능을 활용한 특정 화풍 모방이 무분별하게 확산된 구조적 원인은 저작권법의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 원칙에 기인한다. 현행법상 인간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형식만 보호될 뿐, 예술적 스타일 자체는 추상적 아이디어로 분류되어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국 법원의 판례는 기계적 산출물의 무분별한 권리 주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 저작권청은 2022년 만화 '새벽의 자리아' 사례에서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 자체의 저작권을 부정했고, 한국 역시 2023년 인공지능 영화 '수로부인'을 인간의 선택과 배열이 들어간 편집저작물로만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중국 법원 또한 '스테이블 디퓨전' 산출물에 대해 프롬프트를 세밀하게 입력한 인간의 지적 노력을 예외적으로 인정했을 뿐, 기계가 자동 생성한 결과물 자체에는 권리를 부여하지 않았다.
즉, 구체적 창작 개입 없는 인공지능 산출물은 보호받을 수 없으며, 이를 상업적으로 도용하는 행위 역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무단 학습이 창작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과 민법상 책임
이러한 상업적 도용과 무단 학습을 방치할 경우 산업과 창작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심각하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인공지능 애니메이션 기술에 대해 "생명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기술 중심 창작이 초래할 윤리적 훼손을 비판한 바 있다.
법리적으로 지브리 화풍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일을 무단으로 모방해 마케팅에 활용하면, 타인의 상당한 투자와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모용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개별 저작권법으로 완벽히 보호받지 못하더라도 타인의 인공지능 산출물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경제적 피해를 줄 경우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불법행위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나아가 공인의 얼굴을 지브리풍으로 무단 변환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면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직결되어 인격권까지 훼손할 위험을 낳는다.
기업의 사전 가이드라인 수립과 큐레이터로 진화하는 창작자
기술 발전의 동력을 유지하면서도 원작자의 권리가 보호받기 위해서는 투명한 제도적 장치와 실무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2026년 본격 시행을 맞이한 유럽연합의 인공지능 규제법은 범용 인공지능 모델 제공자에게 학습 데이터의 출처 제공 및 저작권법 준수 의무를 명문화했다.
이에 발맞춰 기업 실무진은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지식재산권(IP) 검토 및 법률 자문을 필수적으로 거치고,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엄격히 제한하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동시에 창작자의 역할 역시 근본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래의 창작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단계를 넘어, 인공지능이 쏟아내는 방대한 산출물 속에서 합법적 테두리를 준수하며 상품성 있는 결과물을 선별하고 가공해 내는 '큐레이터'로서의 역량을 갖춰야 할 시점이다.
FAQ
Q : 인공지능 서비스 약관에 '결과물의 모든 상업적 권리를 이용자에게 양도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면 내가 저작권자가 되나?
A : 그렇지 않다. 서비스 개발사가 산출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고 상업적 이용을 허락하더라도, 현행법상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증명되지 않는 한 이용자가 법적인 '저작권'을 취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Q : 내가 생성한 인공지능 이미지를 남이 몰래 가져다 쓰면 '데이터 기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
A : 어렵다. 데이터 기본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전자적 방법으로 상당량 축적·관리되고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은 비밀 정보여야 한다. 온라인 등에 공개되는 개별 인공지능 산출물은 이 보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Q : 문제의 유명 캐릭터 이미지를 필터링 없이 무단으로 생성해 주는 인공지능 플랫폼 자체는 처벌받지 않나?
A : 처벌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법원은 특정 애니메이션 캐릭터(울트라맨)를 그려달라는 요청에 이미지를 그대로 무단 제공한 플랫폼 업체에 대해 저작권 침해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판례가 있다.
Q : 미술이 아닌,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만든 음악도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나?
A : 그렇다. 분야를 막론하고 원칙은 동일하다. 국내에서도 2022년 7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인공지능이 작곡한 노래 6곡에 대해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저작권료 지급 중단 결정을 내린 실제 사례가 존재한다.
Q : 지브리 스튜디오처럼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인공지능 학습에 절대 쓰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막을 권리가 있나?
A : 이를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TDM)에 대한 '옵트아웃(opt-out·정보 활용 거부)' 권리라고 한다.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이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도입 여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전문 용어 사전]
▪️아이디어·표현 이분법: 저작권법에서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된 창작적인 표현 방식만을 보호하고, 그 바탕이 되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화풍, 개념 자체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핵심 법리.
▪️편집저작물: 기존의 저작물이나 데이터 등을 일정한 방침이나 목적에 따라 선택하고 배열하여 그 자체로 새로운 창작성이 인정되는 파생 저작물.
▪️퍼블리시티권: 개인의 이름, 초상, 음성 등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고유한 인격적 표지를 상업적으로 무단 이용당하지 않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
▪️성과모용행위: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경제적 성과나 식별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부정경쟁행위.
▪️민법상 일반불법행위(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칙으로, 인공지능 산출물 무단 사용 시 보충적으로 적용을 검토할 수 있는 조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