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이 정치적 차이를 관리하면서 경제와 기술, 기후변화, 인적 교류 등 실질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9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포럼’에 참석해 “중한 양국이 발전의 시각으로 서로와 국제정세의 변화를 다시 인식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한중의 정계·외교계·경제계 인사를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축전을 보냈으며 한중의원연맹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특정 외교 현안을 협상하는 공식 회담은 아니었지만, 양국이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이빙 대사가 강조한 핵심은 ‘발전을 통한 공동이익’이다. 중국은 거대한 소비시장과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고,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디지털 기술, 문화콘텐츠 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 나라가 경쟁만을 앞세우기보다 서로의 장점을 연결하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녹색산업은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판매되는 자동차 10대 가운데 약 6대가 신에너지차이며, 사용되는 전력 10kWh 가운데 약 4kWh가 친환경 전력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중국은 세계 태양광 모듈과 풍력발전 설비 공급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역시 배터리와 수소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두 나라가 태양광이나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한다고 해서 협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동 기술표준과 폐배터리 재활용, 탄소배출 측정, 친환경 선박, 해상풍력 운영 등에서는 양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미세먼지와 황사, 해양오염처럼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환경문제도 어느 한 나라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디지털경제도 중요한 협력 분야다.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 경험과 콘텐츠 제작, 정밀 제조 분야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기업은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결제, 인공지능 서비스, 대규모 데이터 활용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이전, 기술보안에 관한 제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안심하고 협력하려면 정부 간 규칙과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
한중관계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통제, 한미동맹, 북핵 문제, 서해 해양질서 등을 둘러싸고 양국의 입장이 항상 같지는 않다. 일부 문화·역사 문제는 인터넷 공간에서 감정적인 논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런 차이를 숨기기보다 분야별 대화를 제도화해 갈등이 관계 전체로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교류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들었던 청소년 교류와 대학 간 교환, 교사 연수, 지방정부 협력 프로그램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상대국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인터넷의 짧고 자극적인 정보만으로 이웃 나라를 판단하면 편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중국을 미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만 바라보지 않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안보 문제에서는 원칙을 지키되 경제와 교육, 문화, 환경처럼 협력이 가능한 영역까지 닫아서는 안 된다. 중국에도 한국을 단순한 미국의 동맹국이 아니라 독자적인 경제·문화 역량을 가진 협력 상대국으로 존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한중관계의 회복은 한 번의 정상회담이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업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활동하고, 학생과 교사가 자유롭게 교류하며, 양국 국민이 상대방의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할 때 관계는 안정된다. 이제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넘어,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미래지향적 동반자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시험받고 있다.
“从近邻走向未来伙伴”——中韩关系探索务实合作新路径
戴兵大使在首尔“亚洲论坛”强调扩大合作,气候、尖端产业与人员交流成为关系发展的重要课题
韩国和中国在妥善管控政治分歧的同时,应在经济、科技、气候变化和人员交流等领域扩大务实合作。9月11日,中国驻韩国大使戴兵出席在首尔举行的第十四届“亚洲论坛”,强调中韩双方应以发展的眼光重新认识彼此和国际形势的变化,加强协调与合作。
本届论坛共有约300名来自韩国、中国及亚洲其他国家政界、外交界和经济界的人士参加。韩国总统李在明发来贺信,韩中议员联盟有关人士也出席了活动。论坛虽然不是讨论具体外交问题的正式谈判,但为今后中韩关系的发展方向提供了重要思路。
戴兵大使讲话的核心是通过发展实现共同利益。中国拥有庞大的消费市场和完整的制造业体系,韩国则在半导体、电池、数字技术和文化内容等领域具有竞争力。如果两国不是只强调竞争,而是将各自优势连接起来,就有可能共同创造新的产业与市场。
绿色产业是双方合作潜力较大的领域。据介绍,目前中国每销售10辆汽车,约有6辆是新能源汽车;每使用10千瓦时电力,约有4千瓦时来自绿色能源。中国在全球光伏组件和风电设备供应中也占有较大比重。韩国则正在发展电池、氢能、储能系统和智能电网技术。
即使两国企业在太阳能和电动汽车市场存在竞争,也并不意味着双方无法合作。在共同技术标准、废旧电池回收、碳排放测量、绿色船舶和海上风电运营等领域,两国企业与研究机构仍有许多可以共同解决的问题。雾霾、沙尘和海洋污染等跨境环境问题,也无法依靠任何一个国家单独解决。
数字经济也是重要的合作方向。韩国企业可以在中国市场发挥用户体验、文化内容制作和精密制造等方面的优势,中国企业则在电子商务、移动支付、人工智能服务和大规模数据应用方面快速发展。但由于两国在个人信息保护、跨境数据传输和技术安全方面的制度不同,要让企业安心合作,两国政府需要建立更加明确的规则和沟通渠道。
中韩关系仍面临一些需要解决的问题。围绕供应链重组、尖端技术限制、韩美同盟、朝核问题和黄海海洋秩序,两国的立场并不完全一致。一些文化与历史问题也容易在网络空间演变成情绪化争论。因此,双方需要将各领域对话机制化,防止个别矛盾影响两国关系的整体发展。
人与人之间的交流尤其重要。双方有必要恢复疫情后减少的青少年交流、大学交换、教师研修和地方政府合作项目。如果没有亲自了解过对方国家的年轻人,仅凭网络上的片面信息判断邻国,偏见只会不断加深。
韩国需要采取更加平衡的对华政策,不能只从中美竞争的角度认识中国。在安全问题上坚持原则的同时,也不应关闭经济、教育、文化和环境领域的合作空间。中国也需要将韩国视为拥有独立经济与文化实力的合作伙伴,而不应只把韩国看作美国的盟国。
中韩关系的改善无法依靠一次首脑会谈或一项政治宣言完成。只有企业能够在可预测的环境中经营,学生和教师能够持续交流,两国民众能够准确了解对方社会,中韩关系才能真正稳定。两国能否从地理上的“近邻”发展为共同解决问题的未来伙伴,正在接受现实的检验。




















